글, 그림: 정해영
발행일: 2009년 1월 10일
출판사: 창비
서평: 나은숙(서울신학대학교, 유아교육과)
언제부턴가 일상이 하찮은 것들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중요한 것들로 이루어져있음을 깨닫게 된다. 최근에 차, 커피, 향료, 국수와 같은 음식과 관련하여 기원부터 역사적인 발전, 문화적 지리를 다루는 책과 다큐멘터리가 대중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패션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의복은 탄생부터 죽음까지 인간과 함께 하며 제 2의 피부라고 불릴 만큼 인간과 매우 가까이 있는 존재이다. 그 때문인지 의복의 유행 현상인 패션을 보면 그 배경이 되는 인간 생활의 변천사도 알 수 있으며 어린이들에게도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누구나 어린 시절 한번쯤 부모님이 입은 옷을 입고 싶었지만 입지 못하게 하여 심술이 났던 적이 있으며, 어른들처럼 예쁘게 화장하고 싶어 화장품을 몰래 쓰거나 그 흉내를 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패션에 대한 관심은 비단 어른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다. 패션이 ‘꾸미고 싶은 욕구’에서 출발한 것처럼 누구나 자신을 ‘꾸미고 싶은 욕구’가 있을 것이니 말이다.
바로 ‘패션, 역사를 만나다’는 어린이에게 패션이란 시각적 재미뿐만 아니라 패션 속에 담겨 있는 역사를 보여준다. 고대 이집트부터 현대 사회까지 5000년 패션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역사적 배경은 당시 유행을 부각시켜 시각을 사로잡는 구성법을 썼으며, 패션의 흐름부분은 패션이 드러난 당시의 그림을 마치 패러디 하듯 재구성하여 그려내고 있다. 패션의 상세 설명 부분은 영국 DK식의 구성법과 비슷하지만 그와 차별적으로 이야기를 담아 그렸고 거기에 각각의 설명과 그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잡지 부분은 그 당시 유행을 현대적인 느낌이 나도록 어투와 그림 구성을 최근의 패션 잡지처럼 꾸며져 있는데, 물감 대신 잡지를 이용한 100% 꼴라주기법으로 색다른 작업을 시도하고 있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작가 정해영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의류직물학을 공부하고, 이후 독일 만하임 조형예술대학에서 산업미술을 공부하였는데 이러한 작가의 배경이 바로 이야기와 패션 정보를 담아 낼 수 있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