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소식         공지사항

아빠는 1등만 했대요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525



글 : 노경실
그림 : 김진화
발행일 : 2008년 7월 15일
출판사 : 시공주니어
서평 : 정 진(우송공업대학 교수)





“아빠는 1등만 했대요” 라는 말을 누가 쉽게 믿을 수 있을까? 영웅처럼 보이고 싶은 아빠와 그 아빠를 닮아 보고 싶은 현호란 아이의 마음을 재치 있게 그려낸 그림책이 있다.
현호는 자신이 아빠랑 붕어빵이라 생각하는데, 아빠가 어렸을 때 뭐든 1등만 했다면서 아빠와 다르다고 한다. 그런 아빠의 말에 현호는 아빠의 아들이 아닐 수 있다는 의문을 갖고 고민한다. 그러나 현호 앞에 보이는 아빠는 틈만 나면 벌러덩 누워 잠만 자고, 양말에서 냄새나며, 줄넘기 백번도 못하고 캑캑거리고, 책 읽다 책 베고 자버리고, 똥배 나온 아빠가 1등만 했다는 말을 도대체 믿을 수가 없다. 그래서 아빠의 어린 시절을 보기위해 타임머신을 만들고 아빠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아빠 어렸을 때도 자신과 똑 같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 책은 콜라쥬 기법을 활용하여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재미와 익살을 더해준다. 현호가 만든 타임머신은 아빠와 현호와의 공감대를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부모들은 아빠의 어린 시절을 보면서 잊었던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곤 웃음 지을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우리 아빠도 이런데! 나랑 똑같잖아 하면서 좋아하게 될 것 같다.
현호 아빠는 어렸을 때 받아쓰기 1등, 여자 친구들에게 인기도 1등, 먹는 것도 건강도 1등, 책 많이 읽어 독후감 쓰기 1등, 알통대장이라고 주장한다. 뭐든 1등 했다는 말은 자신을 본받아 뭐든 잘 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는 아빠의 욕망이면서 아들 현호에 대한 기대를 표현한 것이다. 이 말은 “아빠 어렸을 때 안 그랬는데 넌 누구 닮아 그러니?”라며 핀잔 섞인 잔소리 보다는 듣기 좋은 말이고 용기를 주는 메시지다. 또한 뭐든 1등 했다고 말하는 아빠는 아이 앞에선 뭐든 잘 해야 하고 힘도 세고 완벽하게 보여야 된다는 부모로서의 심정을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아빠의 마음과는 달리 그림책에서 보여 지는 아빠는 와이셔츠에 넥타이 맨 단정한 차림 보다는 허름한 옷차림과 말끔하지 않은 얼굴, 평범한 일상의 모습에서 ‘아빠도 어렸을 때 1등 못했어. 하지만 넌 나보다 더 잘해야 하니까.’ 라고 속마음을 엿 볼 수 있게 해주었으며, 타임머신의 힘을 빌려 알아차리게 해 주었다.
현호의 아빠에 대한 감정은 아빠를 닮지 못하여 무거웠던 마음이 아빠도 어렸을 때 자기와 같았다는 사실을 알면서 밝고 가벼운 마음으로 변한다. 그래서 하늘을 배경으로 아빠랑 마주하고 줄넘기를 한다. 현호는 아빠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 보다는 아빠도 자신과 같은 시절이 있었다는 것에 즐거워진다. 현호는 ‘나는 우리 아빠 아들, 아빠는 진짜 진짜 우리 아빠! 아빠와 나는 똑! 꼭! 쑤욱! 찰싹! 닮았어요. 라면서 아빠를 마음껏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이런 현호의 마음을 안다면 아빠들은 완벽한 부모역할에 대한 짐을 좀 내려놓아도 좋지 않을까?
때론 자녀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그림책과 함께 서로의 애정을 쌓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 책을 보는 어떤 아이가 아빠는 어렸을 때 몇 등 했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까? 아이는 또 다른 이름의 타임머신을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다.

 첨부파일
895275249X_1.jpg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