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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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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그림 숀 탠
출판사 사계절 2008년 1월
서평 신혜은(성균관대 연구교수)







<도착>은 2007년 볼로냐 라가치 특별상을 수상한 숀 탠의 2006년 작품으로 장장 128페이지에 이르는 글자 없는 그림책이다. 총 6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마치 6부작의 긴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글자 하나 없지만,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하나 하나의 장면을 읽어 나가다 보면,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읽어내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어린 독자들에게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으므로, 한꺼번에 전체를 읽으려기 보다는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한 부씩 읽어가기를 권한다.
1부: 떠나는 날 아침. 주인공은 여느 날처럼 가족과 아침을 먹고 나서 가방을 들고 기차역으로 나온다. 머나먼 곳을 향해 떠나는 주인공과 아빠를 떠나 보내고 힘없이 빈집을 향하는 아내와 딸이다. 2부: 수많은 이민자들과 함께 바다를 건너 이상하고 기이한 세계로 이주하게 된 주인공. 그곳은 이상한 날짐승이 나는 기이한 세계. 그런 기인한 곳에 모여든 수 많은 사람들. 그 와중에 주인공은 세를 든 집에서 이상하게 생긴 귀여운 작은 동물을 만나게 된다. 3부: 새로운 세계에 정착하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주인공. 사람들은 각자 왜 그곳으로 오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가 된다. 기이하고 새로운 곳이라도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어디서나 비슷한 듯. 4부: 가족 대신 사랑을 나누는 작은 애완 동물과 함께 깨어나는 주인공. 아침밥을 먹고 일자리를 찾아 나서지만 쉽지 않다. 하지만 결국 일자리를 찾게 되고 그 곳에서 만난 이로부터 듣게 되는 또 다른 인생 이야기. 5부: 시간이 흐르고 주인공은 돈을 마련해서 그리운 아내와 딸에게 부치게 된다. 곧 다시 만나리라는 희망을 안고서 말이다. 나뭇잎이 자라 꽃을 피우고, 작은 나무가 하얀 눈에 파묻히도록 주인공은 가족을 기다린다. 드디어 재회. 6부: 다시 가족과 함께 할 수 있게 된 행복한 아침. 아내와 딸아이의 웃음 소리를 들으며 침대에서 일어나고 차를 마시는 주인공. 딸아이는 애완 동물과 친구가 되어 함께 심부름을 나가고 새로 이주해 온 사람을 만나 길을 가르쳐 준다.
이 글 없는 그림책은 모든 이민자와 망명자와 난민들의 이야기 이며 그들에게 바치는 작품이라고 한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렇게 가족과 모든 것을 남겨 둔 채 친구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미지의 세계로 떠나게 하는 건지 독자에게 물음을 던지기도 하고, 그들이 겪는 외로움과 아픔을 함께 경험하게도 한다. 아마 어떤 독자는 평범한 우리네 삶의 모습이 어쩌면 이 책 속에 나오는 이민자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발견할 지도 모르겠다. 오랜 만에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하는 그림책을 만난 것 같다.

 첨부파일
8958282479_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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