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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유치원에 가요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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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에이미슈워츠

옮긴이: 최혜영

출판사: 예림당

발행년도: 2007.5.10

서평:임영심(상주대학교 교수)



대부분 인간은 반복적 일상에 대해 싫증을 느끼게 되고, 일상으로부터 탈피하여 뭔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싶어 한다. 이 책에서는 베아트리체라는 유아와 베아트리체 아빠가 등장하는데 베아트리체가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자 아빠도 회사 가는 일이 힘들다고 말한다. 베아트리체는 아빠의 회사생활에 대해 멋있을 거라고 주장하고 아빠역시 유치원 생활이 즐거울 거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서로의 역할 바꾸기가 시작된다. 회사에 간 베아트리체는 간부회의에서 사장의 농담을 진심으로 즐기며, 바삭바삭 크래커 광고를 창작하여 승진을 하게 되고 유치원에 간 아빠도 색깔 맞히기, 친구도와주기, 간식당번의 역할을 척척해내면서 선생님으로부터 칭찬을 받게 되고 유치원 생활을 아주 즐거워한다.
유아들은 이야기 내용 뿐 아니라 그림 장면을 탐색하는 것을 즐긴다. 역할 바꾸기를 결정하는 초기 그림 장면을 살펴보면, 베아트리체는 아빠 옷으로 갈아입고 있고, 아빠는 유치원에 가게된 것이 너무 기뻐 방에서 몸을 거꾸로 던지며 덤버링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또 베아트리체가 회사에 도착하여 사장 회의에 참석하였을 때의 장면을 보면, 베아트리체는 사장님 농담이 진정으로 웃으며 즐거워하는 반면 나머지 모든 어른들은 졸거나 딴청을 부리는 모습의 그림 장면이 나온다. 일상에서 늘 권위에 빠져있는 아빠의 모습만을 보아온 유아들에게 이러한 그림들은 큰 재미를 가져다 줄 것 같다.
한편 역할 바꾸기가 무채색 배경의 그림인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베아트리체와 아빠의 현실에서 일어나는 역할 바꾸기 세상은 유아 편에서는 미래에 대한 상상의 지점이요, 아빠 편에서는 과거에 대한 추억의 지점인 것이다. 무채색의 배경 그림이 그 점을 암시하고 있다. 양 세대 간의 갈등은 시공의 차이로 빚어진 갈등일 수 있다. 베아트리체와 아빠가 서로를 향해 갈구하는 현실세계와 상상의 세계가 만나는 지점에서 서로의 불만, 수고, 고민 들을 내려놓고자 한다.
아빠의 유치원 생활은 성인의 무거운 세계로부터 벗어나 천진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근원적 욕구가 깔려있다. 성인도 인간적 욕구를 갖고 있음을 진솔하면서도 해학적으로 그리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어린 시절을 동경하는 마음이 수시로 살아 꿈틀거리는 성인에게도 이 책은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베아트리체와 아빠의 양자 관계설정을 충분히 탐색해본다면, 이 책은 유아의 입장에서 단순하게 유아들은 유치원에 가기 싫을 때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아빠가 유치원 가는 것이 왜 재미있을까? 아빠는 왜 회사를 다니기 싫어할까? 와 같은 성인의 생활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내게 할 것이다. 유치원에 다니기가 싫어져서 심리적 불안정을 보이는 유아들에게 이 책을 안내한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반복되는 일상생활이 싫어지는 마음은 유아 뿐 아니라 성인의 세계에도 있고, 그러한 마음은 유아, 성인 모두가 가질 수 있음을 이해시켜 심리적 안정감을 갖게 할 것이다. 아울러 아빠와 딸의 역할 바꾸기는 타인의 역할에 대한 관점을 이해하게 할뿐만 아니라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게 하는 시각을 제공해준다.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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