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소식         공지사항

아빠가 집에 있어요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576



서명: 아빠가 집에 있어요
저자: 미카엘 올리비에
그림: 한수진
번역: 최연순
출판사: 밝은 미래


서평: 고선주 (숭의여자대학)




아이들 책이 나이 많은 어른들께도 좋은 점은 우선 글자가 커서 돋보기가 필요 없다는 점 그리고 문장이 간결하고 책 전체가 단 한 번에 읽을 분량이여서이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 책은 프랑스 책답게 생각할 거리들이 명료하게 주어집니다. 예를 들자면, 수퍼마켓 계산대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주인공은 자신의 나이와 철학을 이렇게 밝힙니다. ‘나는 이제 겨우 열 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오래 전부터 모든 줄은 비슷한 속도로 줄어들기 때문에 줄을 바꾸려고 초조해하는 일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경쟁 속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인들 회의 해보지 않았겠습니까? 이 사회에서 성공에 이르는 빠른 길에 나만 빠져 있는 건 아닌가하고 말이죠.

실업이 이렇게 세계적인 현상이 된 금융위기 속에서 직장을 잃고 집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습니다. 막상 닥쳐보니 집안일이 좋아지고 아이와 보낼 시간이 많다며 현실에 적응할 수 있을까요?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서 책 끝머리에 희망을 덧붙입니다. ‘실업은 불치병이 아니야.’ 물론 막스 아저씨는 동의하지 않을 테지만 말이죠.

“그런데 왜 아빠는 직장을 잃은 거야? 사장님이 아빠한테 줄 돈이 없어?”
“아니, 사장님은 돈 많아.”
“사장은 돈을 많이 벌면 벌수록 더 많이 갖고 싶어 한단다. 그래서 될 수 있는 한 직원들에게 돈을 덜 주고 싶어 하지”(본문 37쪽)

구인난을 뒤적이는 심경의 무거움 그리고 절망을 아버지의 입장에서 토로하는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같이 권합니다. 아이와 어른이 같이 읽을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습니다. 같은 책 읽고 이야기 나누기, 나름의 이유 설명하기와 들어주기, 그리고 인정하기 등 가족공동체를 성장시키는 활동이 이 봄날 오월에 많기를 바랍니다.

프랑스어는 영어보다 정적이고 영어는 한국어보다 더 정적이여서 프랑스어를 우리말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는데 저는 ‘아빠가 집에 있어요’를 읽다 줄치고 싶어졌습니다. 문장이 좋기도 하고 담긴 가르침이 좋아서이기도 했습니다. 한 가지 거슬린다면 너무 유명한 영국 그림 작가 로런 차일드의 그림 풍을 연상시키는, 그러니까 그녀의 캐릭터와 배경, 콜라지 기법의 카툰이었습니다.

 첨부파일
111.jpg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