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여러분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60이 넘어서인지 빠른 세월뿐 아니라 모든 것 가슴에 머물지 못하고 그냥 지나는 듯하여
허허로움 크게 느껴집니다.
2014년 새해도 벌써 입춘을 지나 초목이 싹튼다는 우수를 며칠 앞두고 있습니다.
자연과 마음의 봄이 왔습니다.
회원 여러분, 새해 봄 많이 받으십시오. 복도 많이 받으십시오.
오늘은 중요한 일들이 많은 기쁜 날입니다.
한 해 알차고 숨찼던 살림살이를 보고하는 날입니다.
또 차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날입니다.
7대 회장단의 마지막 행사인 <세모네모동그라미> 국제기획초대전 개막식과 출판기념회를 갖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회장직으로 여러분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리는 날이기도 합니다.
또 있습니다. 2년간 수고해 주신 임원 여러분의 노고를 격려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명예회장님들, 상임이사 임원여러분, 수고 많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그릇이 작아 저에게 지난 2년은 그 빠른 세월에도 불구하고 꽤 길었습니다.
과장하여 표현하면, 지금 저는 마라톤 결승점을 앞둔 선수처럼 탈진상태입니다.
부족하지만 사심 없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물러나면서 침묵과 절제를 가지려 노력하였습니다.
단 하나. 당부하고 강조 드리는 것으로 인사와 소감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사실, 2년 임기동안 가장 많이 되풀이한 것이어서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오늘 받으신 단행본
<세모네모동그라미> 인사말에서도 강조한 내용입니다.
우리 모두는 학회 때문에 만났고, 지금 여기 함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학회의 핵심인 ‘기초조형’으로 우리는 만났습니다.
그 기초조형의 역사와 그리고 미래를 학술과 창작으로, 문화와 산업으로, 예술과 디자인교육으로
다차원하고, 궁극적으로 풍요로운 조형세계와 삶을 이끄는 것에 기초조형은 무엇이고 어떻게 할 것인지를 토의하고 연구하고자 만났습니다.
어떻게 만났습니까?
다양한 분야가 만나고 모였습니다.
‘기초조형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만남!’ 이것이 바로 우리 학회의 존재이유이자 다른 학회와의 가장 큰
차별화인, 소위 ‘정체성’입니다.
우리 학회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정신과 태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으며, 그 어떤 무엇도
이 정체성을 뛰어 넘을 수 없습니다.
또한 우리의 정체성 안에 이미, 오늘날 시대정신이자 화두인 ‘융합/통섭’의 키워드가 담겨 있고
녹아 있어 얼마나 자랑스러워했는지 모릅니다.
했습니다. 자부심도 가졌습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저의 간절한 요지는 바로 이것입니다.
(현수막,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써먹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입니다.
어떤 사랑이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이것을 만들 때 주목한 사랑의 의미는
학회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과정에 있어 필요한 사랑입니다.
다시말해, 다양한 분야와 다양한 사람이 모인 우리 기초조형학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균형과 조화‘라는 이름의 사랑입니다.
따라서 다른 분야에 대한, 서로의 존중은 가장 기본정신입니다. 예의고 상식입니다.
특히 수적으로 열세인 분야에 대한 이런저런 배려는 참 중요합니다.
이러한 존중과 배려가 없으면 기초조형도 없고 그 무엇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파벌갈등 조장은 불 보듯 뻔하고 그 후유증은 심각합니다. 기초가 없는 학회로 전락하고 맙니다.
‘균형과 조화’ ‘존중과 배려’라는 이름의 사랑,
우리 학회 정체성에 대한 바른 자세고, 정도를 가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은 모름지기 ‘정도‘를 가야합니다.
끝으로 말씀드립니다.
7대 회장단 출범 때 강조한 ‘어른으로서의 학회’를 2년 기간 동안 정착시키지 못해 아쉽습니다.
어른으로서의 학회를 위해 수립한 5가지 정책 사업이 진행되지 못해 아쉽습니다.
사랑하는 학회 정착시키지 못해 아쉽습니다.
아쉬움 뒤로하고 이제 물러납니다.
여러분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시길 빕니다.
한국기초조형학회 회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사랑합니다.
2014년 2월 15일
한국기초조형학회 회장 서기흔